달콤한인생

내 인생 최악의 펜션

라누밍 2013. 1. 4. 20:18

일단 나는 돈이 없음으로 음슴체. 밤 10시까지 입실이길래 늦을것 같다고 미리 말했을때는 된다고 하더니 11시가 다 되어 길을 못찾겠다고 전화했을땐 쌀쌀 맞았음. (이것이 입금 전,후인가요) 이미 여기서부터 기분은 상했지만 2012년 마지막 밤을 기분 나쁘게 끝내고 싶지 않기에 참았음. 주인아저씨 말로는 광주터미널에서 택시타면 3만원정도였고 우리가 낸건 5만원이고. 뭐, 날이 날이니깐 좋게 좋게 넘어감.


정말 힘들게 도착한 펜션. 주인아주머니가 나오셔서 방을 안내해주셨음. 밤도 늦었으니 바베큐는 당연히 안했고 준비한 재료로 스파게티를 하려는데 식용유가 없어서 아주머니한테 죄송스럽게 식용유좀 빌려주시면 안되냐고 하니까 마지못해 대답해 주셨음. 뭔가 우리가 말을 걸려고 해도 빨리 키만 주고 가려는 그런 분위기? 응 괜찮음. 우리가 밤 늦게 왔으니깐 우리 잘못이지. 이여튼 아주머닌 식용유를 빌려주셨음. 근데 뭐지? 닫혀진 문 앞에 두고만 가신거. 그렇게 우리가 싫은가? 빌려도 참 기분이 멜랑꼴리했음.


일단 우리도 서울에서 담양까지 오느라 힘들었으니 그런 묘한 기분 슈퍼패스하고 31일밤 신나게 파티파티. 그러다 새벽 4시쯤 씻으려고 보니 뜨거운 물이 안나와도 너~무 안나오는거임. 따뜻한 물에 관련된 안내가 있기는 한데 뜨꺼운 물 뽑아 쓰지도 않았는데 진심 덜덜 떨면서 씻었음. 


그렇게 아침이 되고 퇴실시간에 마춰 나오는데, 펜션 예약할때 그랬었었음. 죽녹원이 승용차로 10분이면 간다고. 그래서 펜션 아저씨 한테 전화해서 죽녹원까지 가주실수있냐고 물어보니깐 주말이라 바빠서 안된다고 했음. 죽녹원 때문에 그 펜션을 이용한건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였음. 그래서 승용차로 10분이니깐 데려다 주시면 안되요? 어제 여기까지 오느라 택시비 오만원이나 내고 왔는데 한번만 부탁드릴께요 라고 최대한 굽신모드로 말했는데 버스 있다고 버스타라고 하심. 그럼 버스는 몇시쯤 있어요? 물어보는데 두시에 차가 있다고 함. 그때 전화한 시간은 11시반이였는데..그래서 저희가 차도 없고 해서 정말 부탁드릴께요 라고 말하고 있는데 전화기 뚝. 그 펜션은 정말 주요관광지랑은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있고 온통 산과 논밖에 없음. 차도 잘 안다니고 믿을만한 곳은 펜션뿐인데 정말 황당하고 헛웃음 남. (그냥 홈페이지에 픽업서비스 없다고 적어주세요) 결국 우리는 한시간 가량 걸어서 용면개인택시에서 택시타고 죽녹원감.


홈페이지와 다른 시간안내와 픽업서비스가 안되는 곳, 그리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매력만점의 펜션아저씨와 한 겨울에 외풍 심한 화장실에서 미지근한것도 아닌 물로 세수하는 기분. 정말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였음. 덕분에 잊지 못하는 새해 첫날 담양여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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